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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소설] 구의 증명 - 사랑이란 단어에 대한 진지한 고찰
    라이프/리뷰 2026. 5. 12. 23:20

     

     

     

     

     


    만약 네가 먼저 죽는다면 나는 너를 먹을거야
    그래야 너 없이도 죽지 않고 살 수 있어.

     

     

    책/ 소설

    구의 증명

     

     

    이웃님 블로그에서 본 책

    책을 읽기 전에는 원형(구)의 증명인 줄 알았다.

    그래서 뭐 수학과 과학을 알아야하는 책인가 싶었는데 책 뒷편의 소개글을 읽고, 또 다 읽고 나서 알게되었다.

     

    담이가 그토록 증명하고 싶던 구가 누구였는지

     

    구가 먼저 죽어서 그렇지 담의 증명이라고 해도 전혀 어색할 거 같지 않다. 손을 뻗고 껴안을 만한 건 둘밖에 없던 두 사람이 서로의 곁에 존재했었다는 증명과 같으니.

     

     


     

     

     

    돈이 있는 자와 없는 자의 영혼 값은 달랐다. 돈 없는 자의 영혼을 깎는 것을 사람들은 당연하게 생각했다. p. 152

     

     

    사람이란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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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는 물건에도 인격을 부여하지만 어른은 인간도 물건 취급한다.아이에서 어른으로 무럭무럭 자라면서 우리는 이 세계를 유지 시키고 있다. 사람은 돈으로 사고팔 수 있다. 사람은 뭐든 죽일 수 있고 먹을 수 있다. 사람은 거짓말을 하고 사기를 친다. 누군가의 인생을 망치고 작살낼 수 있다. 그리고 구원할 수도 있다.

    p. 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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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는 물건에도 인격을 부여하지만 어른은 인간도 물건 취급한다. 이 문장을 자꾸 곱씹게 된다.

     

    평소에도 인간이 최상위 포식자다라는 말을 정말 안 좋아하는데 이 책을 읽고 나서는 어른이라는 단어를 쓸 가치도 없는 인간들에 대한 분노가 남았다. 아무것도 한 게 없는데 모든 걸 떠 안은 구가 그저 불쌍했다.

     

    평범하게 자랐다면 구도 담이도 보통의 연인들처럼 평범하게 학교를 다니고 취업을 하고 살았을 텐데. 세상의 빛보다 어둠을 먼저 보지 않을 수 있었다면, 이라는 가정들을 자꾸 하게 만든다.

     

     


     

     

    하지만 기다림은 공장 문 앞이 아니라 구와 헤어질 때 부터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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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와 함께있을 때에도 구를 기다리는 기분이었고, 구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 때에도 내가 구를 기다리는 기분이었다.

     

    사랑한다는 것은 결국 상대를 끝없이 기다린다는 뜻일까.

    구가 죽어버린 지금도 나는 구를 기다리고 있다.

    구도 나와 같을까

    p. 69

     

     

    우리는 사귄다는 단어를 채우고도 그 단어가 보이지 않을 만큼 넘쳐 흐르는 관계였다. p. 80

     

     

    이 병신아. 세상에 헤어질 수 없는 사이가 어디 있어.

    우린 헤어져야 더 잘 살아. 이렇게 말했어야 했을까. 꺼지고 욕하며 쫓아내야 했을까.

    그렇게 하는 것이 사랑에 훨씬 가까웠을까.

    p. 154

     

     

    헤어진다면, 어쩌면 구의 말대로 좋은 사람을 만나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집도 사면서 살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나는 불행할 것이었다. 구를 잃고 얻은 삶이니까. 아주 작은 불행만 닥쳐도 구를 떠나서 벌을 받는 것이라고 생각할테고 조금이라도 행복할 때면 구가 생각나 그 행복을 모른 척 하려고 할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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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가 있든 없든 나는 어차피 외롭고 불행해

    행복하자고 같이 있자는 게 아니야. 불행해도 괜찮으니까 같이 있자는 거지

    p. 159

     

     

    담아.

    이 멍청아.

    이젠 됐어. 넌 다했어. 이 장례를 끝내야지. 끝내고 살아야지. 아주 오래 살아야지

    너도 여기 있고 나도 여기있다. 네가 여기 있어야 나도 여기있어.

    밖을 봐. 네가 밖을 봐야 나도 밖을 본다.

    네가 살아야 나도 살아.

    p. 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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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핍은 인간에게 가장 취약한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부모님의 사랑을 받아본 적 없는 구와 담이 서로를 만나 전부가 되었고 그나마 이모의 사랑이라도 받았던 담이 구의 모든걸 끌어앉았다.

     

    마지막에는 둘이 너무 안타까워 눈물이 났다. 구를 뜯어먹으며 우는 담이도, 그런 담에게 이젠 됐어. 넌 다 했어라고 들리지도 않을 말을 하는 구도 너무 안쓰럽기 그지 없어서.

     

    몇몇 묘사들이 소름돋을만큼 괴이해서 중간에 덮을까 고민했지만 그래도 다 읽기 잘했다. ‘사랑’이라는 단어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하게 해준 책

     

    누군가를 사랑할 때 느끼는 끝없는 기다림의 감정들과 상대의 불행까지도 끌어안을 수 있다는 자만, 상대를 위해 다 포기할 수 있는 희생까지 사랑이 주는 감정들은 참 복합적인 것 같다.

     

    책을 다 읽고난 후 든 생각은 하나였다.

    나는 구와 담처럼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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