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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소설] 칵테일, 러브, 좀비 - 드라마스페셜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 원작 소설(스포O)
    라이프/리뷰 2026. 5. 12. 23:13

     

     

     

     

     

    책/소설

    칵테일, 러브, 좀비


     

    주변에 안 읽은 사람이 없다는 칵테일, 러브, 좀비

    친구가 재밌다고 추천해 줘서 읽게 됐는데 뒤로 갈수록 더 재밌어지는 것 같다.

     

    첫번째 소설은 음 내가 이걸 끝까지 읽을 수 있을까였는데 두 번째 소설에서 그랬던 마음을 깨끗이 지워주고 세 번째 소설에서 다음 단편이 궁금하게 만든 다음 마지막에서 정점을 찍는다.

     

    개인적으로 소설 순서가 아주 적절했다고 본다.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가 가장 좋았다. 작가님이 처음 쓴 소설이라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날 것 그대로의 느낌이 담겨있어서 더 재밌고 쉽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초대

     

    사람들은 자신이 아닌 타인의 불편함을 예민함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본인에게 당연한 거라면 다른 사람도 당연할 거라는 그런 이기심. 그게 주인공의 목에 걸린 가시가 십 몇 년째 빠지지 않고 걸려있었던 원인이지 않았나 싶다.

     

    마지막에 이 소설을 여성 빌런의 탄생으로 소개했던데 사실 빌런의 의미는 해석하는 사람들에 따라 다른 거라서 나는 그동안 목에 가시가 걸린 듯 불편함을 참고 살았던 채원이 앞으로는 참지 않고 살아간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채원의 행동을 마음에 안 들어 하는 사람에게는 빌런이 될 수도 별 의미 없이 넘기는 사람에게는 빌런이 아닐 수도 있을 테니까.

     

     

     

     

    습지의 사랑

     

    무난하게 예쁜 사랑 이야기. 물과 산의 사랑 이야기라. 너무 기발하잖아

     

    소설을 읽는 내내 물도, 산도 형체를 글의 묘사만으로 제대로 그리기가 어려웠지만 둘의 마음은 충분히 보였다.

     

    원래 이름도 모른 채 그저 산, 물이지만 둘은 서로가 서로를 인식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생기는 존재다. 산이 찾아오기 전까지는 그저 물 속에서 하루를 보내는 물귀신에 지나지 않았던 물이 산을 만나고 비로소 하루하루를 기다리게 된다.

     

    소설은 사람들에게 잊힌 채로 환영받지 못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 같은데 난 서로가 구원인 서사라 좋았다. 마지막이 어떻게 됐든 둘은 같이 있을 테니까. 소설을 읽고 나서 문득 내가 밟고 있는 이 도로와 건물에도 서로 사랑했던 산과 물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전 파워 N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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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소설을 읽고 김춘수의 꽃이 생각났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그는 다만/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그는 나에게로 와서/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그에게로 가서 나도/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무엇이 되고 싶다./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칵테일, 러브, 좀비

     

    이 단편을 읽고 느낀 점은 하나였다. 엄마는 강하다.

     

    좀비가 된 남편에 대한 복합적인 감정으로 이도 저도 못했던 엄마가 아빠를 죽일 결심을 하게 되는 계기는 딸이 물리고 나서다.

     

    그전까지는 답답할 정도로 소극적이었던 엄마가 딸이 물리자마자 마음을 단단하게 먹는 걸 보고 우리 엄마한테도 물어봤더니 자기도 똑같이 했을 거란다 자식 건드리는 건 못 참지. 엄마는 만국 공통으로 자식 앞에서는 원더우먼 인가보다.

     

    참 가족은 복합적인 감정을 느끼게 하는 존재인 것 같다. 매일같이 술을 먹고 잘 해준 것보다는 잘못해 준 걸 나열하는 게 더 빠른 아빠였는데 막상 좀비가 되어 죽여야 한다고 생각하니 행복했던 시절만 생각나고 불쌍함을 느끼니.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

     

    읽고 나서 먹먹해지는 소설이었다. 두 명의 화자로 진행되는 소설이 대체 무슨 연계가 있을까 싶었는데 마지막에 차례대로 회수되는 떡밥에 소름이 돋았다.

     

    아들이 엄마의 죽음을 막지 못했던 이유, 엄마가 아들의 이름을 부르지 못했던 이유가 서로였다는 사실이 안타까우면서도 씁쓸했다.

     

    그들의 무관심은 또 하나의 공포였다. 이 구절이 글을 다 읽고 나서도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머릿속에 자꾸 맴돈다.

    1998년도의 주인공 연희에게도, 지금의 수호네 가족에게도 사람들은 무관심하다. 스토킹을 당한다며 불안해하는 연희를 예민하게 몰아가고 끊임없는 가정폭력을 일삼는 수호네 아빠에게도 남일이니까 아무도 관여하는 사람이 없다. 그게 결국 수호네 가족을 비극으로 몰아간 원인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

    웨이브에서 미리 보기로 공개된 드라마스페셜에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가 있다.

    그래서 미리 봤는데 너무 잘 만들어졌다.

    배우들이 연기를 잘해서 책 볼 때는 느껴지지 않았던 감정들도 느껴지고 더 슬프고 먹먹했다. 눈물 훔친 건 안 비밀,,

     

    12월 3일에 방영된다고 하니 이 소설을 재밌게 읽은 분들한테는 추천-!

     
    드라마 스페셜 2023 -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2023, KBS2
     

     

     


     

     

    이토록 생생한 어둠이라는 말처럼 소외당한 감정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책 표지도 좋았는데 컬러풀한 표지를 벗겨내면 흑백의 진짜 표지가 나온다. 북 디자인이라는 게 주는 효과가 이런 거라는 걸 오랜만에 느낀 소설이었다. 호러 소설이라고 하는데 그렇게 징그럽거나 잔인하지 않아서 꽤나 읽을만했다.

     

    또 작가의 말에서 소설은 대단한 사람이 쓰는 건 줄 알았다는 말도 좋았다. 대단하지 않아도 이런 멋있는 소설을 쓸 수 있다는 걸 보여줬고 독자에겐 재밌는 이야기보따리를 선물해 줬으니까.

     

    마지막으로 이런 소설 꾸준히 내주는 안전가옥에 감사를 전하며- 감상 후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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